성령, 기름 부어 보내시다
기름부으심이 먼저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난 9월 한 달 동안 우리는 새 일을 시작하시는 성령님을 함께 묵상했습니다. 성령님은 교회를 시작하셨고, 흩어 세우셨고, 경계를 허무셨고, 마침내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오늘은 그 흐름 위에서 한 걸음을 더 내딛는 날입니다. 2014년부터 하우스 처치를 섬겨온 목자들의 걸음이 이제 캠퍼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먼저 이 질문 앞에 서려고 합니다. 목자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목자는 무엇으로 세워집니까.
"성령이 기름 부으신 곳에서,
새 일이 시작됩니다."
목자란 무엇인가
목자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먼저 무게를 떠올립니다. 모임을 준비해야 하고, 사람을 챙겨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져야 합니다. 그래서 목자가 된다는 것을 짐을 하나 더 지는 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목자가 된다는 것은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직분이 아니라,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따라 걷는 은혜의 길입니다.
우리 교회가 말하는 목자 세움은 멀리 떠나보내는 파송이 아닙니다. 이미 모이고 있거나 앞으로 모일 목장, 곧 가정과 캠퍼스와 도시 곳곳의 작은 교회를 책임지도록 맡기는 것입니다. 목자들은 멀리 가지 않습니다. 주일 연합예배와 토요 새벽기도의 자리에서 계속 함께 모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교회 관리로 여기는 순간, 목장은 행사가 되고 의무가 됩니다. 목장이 살아 있는 교회가 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있어야 합니다.
나사렛 회당의 선언
누가복음 4장에서 예수님은 자라나신 고향 나사렛의 회당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이사야서 두루마리를 펴서 읽으셨습니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 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 누가복음 4:18-19
예수님도 성령의 기름부으심 없이는 나서지 않으셨습니다. 누가는 이 장면 바로 앞에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내려오셨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셨고, 성령의 능력으로 갈릴리에 돌아오셨다고 기록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도 사역의 첫걸음을 자신의 능력으로 시작하지 않으셨습니다.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먼저였고, 보내심은 그다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보내심을 받은 첫 자리는 먼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자기 고향 사람들이었습니다. 자신을 어릴 때부터 알던 사람들, 목수의 아들로 기억하던 사람들 앞이었습니다. 고향은 가장 익숙한 자리이면서, 동시에 가장 어려운 자리였습니다.
우리 교회의 목자들도 그렇습니다. 목자들이 보내심을 받는 곳은 먼 선교지가 아니라, 매주 만나는 가정과 캠퍼스와 이웃입니다. 가장 가까운 자리이기에 가장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성령의 기름부으심이 필요합니다.
로마서 12장 — 기름부으심의 자리
그렇다면 기름부으심은 어디에서 일어납니까. 바울은 로마서 12장에서 이렇게 권합니다.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힘입어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이 드릴 합당한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롭게 되어서, 무엇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
— 로마서 12:1-2
기름부으심은 특별한 지위가 아니라, 자기를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구약에서 기름은 제사장과 왕과 선지자를 세울 때 부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름부으심을 높은 자리, 특별한 능력과 연결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기름부으심의 자리를 제단으로 옮깁니다. 내가 높아지는 자리가 아니라, 내 몸을 하나님께 드리는 자리입니다. 내 시간과 내 집과 내 식탁을 내어드리는 그 자리에서 성령은 일하십니다.
목자의 리더십은 내 경험과 판단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데서 나옵니다. 목사의 리더십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깊은 영성과 낮아짐과 위임이 성령을 통해 일어날 때, 교회는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세워집니다.
목자를 세워가는 워십프론티어 교회
지난 12년, 2014년부터 신실하게 목자로 섬겨오신 분들이 계십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하우스 처치를 신실하게 섬겨오신 목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매주 열어준 집과 차려준 식탁과 드려온 기도가 오늘 우리 교회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이제 그 흐름이 캠퍼스로 이어집니다. 가정에서 시작된 목장이 캠퍼스의 청년들에게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는 목자를 세우는 일을 계속 이어가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 앉아 계신 분들 가운데서도 다음 목자가 세워질 것을 믿습니다.
지난 주, 폭풍 속의 야외예배
지난주 야외예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전기가 끊기고 비가 쏟아졌습니다. 사람의 계산으로는 준비가 무의미해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님이 주신 마음으로 먼저 준비했고, 예배 시작 직전 전기가 회복되었습니다.
맡은 순서를 위해 각 팀이 도착하면서 야외예배 공동체가 하나씩 세워졌습니다. 전기가 꼭 필요했는데, 정확히 필요한 그 순간에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그날 특별한 주님의 도우심을 경험했습니다.
목장도 이와 같습니다. 상황이 다 갖추어진 뒤에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님이 주신 마음을 따라 먼저 준비하고 먼저 모일 때,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짐이 아니라, 은혜의 길
목자가 된다는 것은 은혜를 따라 시작하는 것이며, 성령님과 함께 걸으려는 결단입니다.
목자들은 모든 준비가 끝나서 그 자리에 서는 것이 아닙니다. 부족함을 알면서도, 성령님이 함께 걸어주실 것을 믿기에 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볼 때, 때를 따라 주신 은혜를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도, 먼저 걸어온 믿음의 선배들도 그렇게 한 걸음씩 걸었습니다.
"성령이 기름 부으신 곳에서,
새 일이 시작됩니다."
오늘 이 자리가 우리 교회의 새 일이 시작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는 목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마무리 기도
하나님, 하우스 처치와 캠퍼스 처치를 섬기는 목자들 위에 주의 성령을 부어주소서. 예수님이 기름부으심 없이 나서지 않으셨듯이, 저희도 사람의 열심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기름부으심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신실하게 섬겨온 목자들에게 감사드리며, 이제 캠퍼스로 이어지는 이 걸음도 은혜를 따라 시작하고, 성령님과 함께 걸으려는 결단이 되게 하소서.
지난주 폭풍 속에서 제때에 도와주셨듯이, 이것이 무거운 짐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를 따라가는 기쁜 순종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