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교회를 시작하시다
새로운 시작 앞에서
여러분에게 이번 달, 이미 새로운 시작이 있었을 것입니다. 학생이라면 새 학기, 새 수업, 낯선 룸메이트. 직장인이라면 여름 이후 다시 짜이는 업무와 새 프로젝트.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의 새 학년, 다시 짜이는 가정의 시간표.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이미 시작된 새로운 국면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새로움은 설렘인 동시에 부담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쉽게 묻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부담이." 그런데 그 질문은 결국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왜 당신이 이 세상에 들어오셨습니까." 그 답을 아는 사람만이, 새로운 시작을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압니다.
성령, 교회를 시작하시다
오늘 본문으로 갑니다. 사도행전 2장입니다.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 사도행전 2:1, 4
제자들은 예수님이 떠나신 뒤 다락방에 모여 있었습니다. 계획도, 조직도, 프로그램도 없었습니다. 그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성령이 임하셨고, 그 순간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베드로가 일어나 설교합니다. 그날 하루에 삼천 명이 세례를 받습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 사도행전 2:42
교회의 첫 순간은 사람의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성령의 강림이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여기 모여 있는 것도, 이 흐름의 연속입니다.
이미 - 지금 - 마침내
이번 주 큐티 중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거룩함은 과거에 이미 주어졌고, 현재 계속 이루어지며,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의 일하심입니다."
이 말은 고린도후서 3장 17-18절과 정확히 만납니다.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저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으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
— 고린도후서 3:17-18
"영광에서 영광으로"라는 말 자체가 이미-지금-마침내의 구조입니다. 성령은 우리를 단번에 완성하지 않으십니다. 계속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시켜 가십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새 학기도, 새 시즌도, 이 성령의 진행형 안에 있습니다. 오늘 당장 완성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십시오. 성령이 이미 시작하셨고, 지금도 일하고 계시고, 언젠가 완성하실 것입니다.
왜 새로운 환경을 주시는가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이 새로운 환경을 주십니까. 단지 달력이 바뀌어서가 아닙니다. 그 환경 안에서 예수님을 닮은 새 성품을 빚으시기 위해서입니다.
- 가정에서새 학기로 바뀐 일정 속에서 조급함 대신 인내를 배웁니다.
- 직장에서새 프로젝트의 압박 속에서 정직함과 성실함이 시험받고 자랍니다.
- 학교에서낯선 수업과 사람들 속에서 겸손과 배우려는 마음이 빚어집니다.
- 자녀를 키우며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오래 참음과 온유함이 훈련됩니다.
성령이 빚으시는 성품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갈라디아서가 말하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입니다.
이 아홉 가지는 혼자 완성하는 성품이 아닙니다. 성령은 삼위일체, 곧 본질적으로 공동체이신 하나님의 영이십니다. 그러므로 이 열매도 혼자 맺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함께 누리고, 함께 변화되며 맺어지는 것입니다.
이 아홉 가지를 오늘은 이름만 불러두겠습니다. 이번 달, 우리는 이것을 함께 더 깊이 나눌 것입니다.
결단
오늘 저는 여러분께 큰 결심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딱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지금 여러분 앞에 놓인 새로운 환경 — 새 학기든, 새 프로젝트든, 새 학년이든 — 그것을 혼자 계획하고 혼자 감당하려 하셨습니까, 아니면 성령님께 맡기셨습니까.
"우리의 새로운 시작은 우리의 계획이 아니라,
성령님의 인도하심에서 나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 하나만 정직하게 마주하십시오. 그리고 이번 주, 그 새로운 환경 속에서 성령님이 빚으실 성품 하나를 구체적으로 구하십시오.
하나님, 제 앞에 놓인 새로운 시작은 ______입니다.
저는 그동안 이것을 ______(으)로 감당하려 했습니다.
이제 저는 이것을 주님께 맡깁니다. 이 안에서 제게 빚어주시기 원하는 성품은 ______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오순절에 교회를 시작하신 성령님이 오늘도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우리의 새로운 시작을 우리의 계획이 아니라 주님의 인도하심에 맡깁니다.
저희 각 사람의 가정과 직장과 학교와 자녀 양육의 자리에서, 예수님을 닮은 성품을 빚어가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Hello, Worl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