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채플 기도

목회자 칼럼 / 작은 채플안에서의 기도

지난 수요일 아침 날씨는 좀 쌀쌀했다.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가 기억나서, 잠시 보스톤 칼리지(BC)에 들렸다.  차에서 내려 처음 본 건물은 성 이그나티우스 교회였다. 혹시나 하고 교회 문을 열어 보았는데 굳게 닫혀 있었다. 잠시라도 들어가서 기도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할 수 가 없었다.


교회를 지나 조금 더 가니 학교 이름이 크게 써져 있는 담을 따라 학교 안으로 이어져 있는 길에 잘 정돈된 단풍나무들이 멋있게 이어져 있었다. 학교 배치도를 살핀 후 도서관(O'neill Library)이 있는 건물을 찾으며 나도 학생들을 따라 움직였다. 처음 찾아 온 곳이기도 했지만, 왠지 걸을수록 낯선 기분이 더 들었다. 


그런데, 쌀쌀함을 피해 잠시 들어간 라운지의 문앞의 테이블에 우리 교회 청년이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매우 낯선 곳이 었는데, 잠시 만나 형제를 통해 조금은 여유를 갖게 되었다. 도서관을 잠시 둘러 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의 동상이었다. Saint Ignatius Loyola (1491-1556), 카톨릭 예수회를 시작한 성인의 동상이다. BC는 예수회에 속한 대학이다. 

로욜라 동상이 서있는 학교는 나에게는 사실 낯설지 않다. 한국에서 30년전에 대학을 다니면서 아침마다 몇몇 학생들과 함께 말씀을 묵상하던 곳이 료욜라 동상앞의 야외 테이블이었었다. 카톨릭 예수회에 속한 대학은 학교의 외형뿐만 아니라 시스템까지도 나름대로의 짠짠함을 갖고 있다. 개교회를 지향하는 개신교의 입장에서 전체 교회가 한 시스템안에서 움직이는 카톨릭교회를 바라볼 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어떤 짠짠함과 같은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세월이 30년이 지났는데 왠지 오늘 느끼는 감정은 이전에 느꼈던 감정과 많이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말 하나님은 어떻게 일하고 계십니까?" "이 학교에 다니는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을 온전하게 세워주십시오"

돌아오는 길에, 다시한번 처음에 문을 두르렸던 교회의 문을 열어보았다. 여전히 닫혀 있었다. 잠시라도 교회에 들어가서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그냥 가야하나 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관리하는 분을 만나 지하에 있는 작은 채플에 들어갈 수 있었다. 30년전에 난 학교에 있는 작은 예배당에 종종 가곤 했었다. 그곳에서 나는 나에게 맡겨진 형제들을 위해 기도했었다. 그 기억을 되살리면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주님앞에 지금 주님께서 나에게 부탁하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였다. 

_d_303e4j_4_jg4Ud018svc1o21d9mrymgja_oc7r8h.jpg